펄어비스가 대형 신작 ‘붉은사막’의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사업 체질 전환과 실적 개선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그러나 환율 부담, 고용 리스크, 콘텐츠 다변화 한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2021년부터 예고해온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수차례 출시 연기를 거쳐 최근 최종 테스트 일정이 확정됐다. 올해 하반기 중 글로벌 동시 출시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이후 8년 만의 대형 신작을 통해 매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업계는 붉은사막의 성과가 한국 게임 수출 흐름 전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수출 중심 기업인 펄어비스는 최근 원화 강세 흐름에 따른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회사의 주력 시장이지만, 2025년 들어 엔화와 위안화가 모두 약세를 보이면서 해외 수익을 원화로 환산할 때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이는 1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으며, 환 헤지 전략 강화 여부가 향후 실적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AI와 실감형 기술 도입을 중심으로 한 게임 구조 전환이 시도되고 있다. 펄어비스는 최근 개발 중인 AI 기반 NPC 시스템과 고해상도 실시간 렌더링 엔진을 공개하며 몰입형 게임 환경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기존 MMORPG 중심의 콘텐츠 구성에서 벗어나, 글로벌 유저 경험 중심의 차세대 게임 서비스 구조로의 전환 전략이다.
고용 구조 측면에서는 개발 일정 장기화에 따른 비용 증가와 조직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올해 초 개발 인력 재배치 및 일부 외주화 방안을 검토했으며, 정부의 디지털 콘텐츠 고용안정 지원 정책의 적용 대상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업 측은 “인력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개발 일정과 연동된 비용 효율화 전략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펄어비스는 기존 IP의 수익 다변화를 위해 굿즈·애니메이션 사업 등 확장 전략도 병행 중이다. 검은사막 캐릭터를 활용한 웹툰·모바일 콘텐츠는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기획되고 있으며, 자회사 주도로 굿즈 유통 플랫폼도 구축 중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매출 기여는 아직 제한적이며, 콘텐츠 중심 기업으로서의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펄어비스는 현재 대형 신작 출시에 대한 시장 기대와 동시에, 외부 경제환경과 내부 구조 개편이라는 이중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환율 변동성, 글로벌 시장 대응, 조직 안정화, 수익 구조 다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향후 기업 성과를 결정지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붉은사막’의 흥행 여부는 단순한 실적 반등을 넘어, 펄어비스가 중견 게임사에서 지속가능한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관건은 신작 이후의 유저 잔존율, 추가 IP 확장력, 그리고 환율과 고용 구조의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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