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5개월 만에 전면 재개된 공매도가 국내 증시에 강한 충격을 주고 있다. 약 5년 만에 코스피·코스닥 전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허용되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시장은 예상과 달리 하락세로 출발했다.
31일 오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장 초반 2500선이 무너지며 전 거래일 대비 2% 넘게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도 2% 이상 급락 중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2389억 원 규모를 순매도하며 ‘팔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다시 사들여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이다. 주가 거품을 제거해 시장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변동성을 키우고 매도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많다.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섹터는 이차전지 관련주다.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대차잔고가 크게 늘며 투자자들의 공세가 집중됐던 종목들이다. 이날 오전 9시 31분 기준 에코프로는 전일 대비 8.10% 하락한 5만 22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 역시 5.20% 하락한 33만 7500원에 거래 중이다. 이외에도 포스코퓨처엠(-6.54%), 삼성SDI(-3.86%), 에코프로비엠(-5.41%) 등 주요 2차전지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에코프로는 이달 들어 대차잔고가 3475억 원(약 636만 주) 증가해, 수량 기준으로는 2번째로 많이 늘어난 종목이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삼성SDI 등도 대차잔고 증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공매도의 주요 표적이 됐다.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해제한 금융 당국은 그동안 불법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한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구축하고, 투자자별 상환 기간 및 담보 비율 등을 강화한 제도 개선을 시행해왔다. 그럼에도 전 종목 공매도 재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당국은 변동성 우려에 따라 오는 5월 31일까지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제도를 한시적으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증권가는 공매도 재개로 외국인 자금의 유입과 시장 구조의 개선을 기대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일부 고평가 종목 중심의 변동성 확대를 경고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격 부담이 높은 종목에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지만, 공매도 재개 자체는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대안이 없는 종목이 많은 코스닥의 경우, 특정 종목 중심의 변동성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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