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눈앞에 있다. 아니, 우리는 시장을 눈으로 본다. 자극적인 썸네일, 색감이 강조된 광고, 선명한 차트, 가려진 세일 가격, 환율 계산기 속 숫자까지. 소비자는 이제 가격보다 이미지와 시선의 흐름에 반응하며 경제적 선택을 한다. ‘눈’은 감각기관을 넘어 경제 주체가 되었고, ‘보이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가 되었다. 감시 자본주의는 이 지점을 가장 첨예하게 드러낸다. 디지털 플랫폼은 사용자의 시선 데이터를 측정해 광고를 배치하고, 알고리즘은 ‘눈길을 끄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작동한다. 우리의 눈이 머문 시간이 곧 매출과 광고 단가로 환산되는 구조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플랫폼은 ‘보게 만들기’ 위해 작동하고, 사용자는 ‘선택했다’고 착각한다. 경제 분석가나 투자자의 ‘눈’ 역시 훈련되어 있다. 주..